[성명서] 대입정책을 ‘국민 선호도’로 결정하는 게 말이나 됩니까? (한겨레 2018년 4월 27일 지면 광고 게재)   2018-04-30 (월) 10:15
관리자   161

 
 
 
대입정책을 ‘국민 선호도’로 결정하는 게 말이나 됩니까?
 
  국가교육회의가 대입전형 안을 국민토론에 붙여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안을 선택하겠다고 합니다. 중요한 교육정책의 도입 여부를 여론으로 결정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대입전형 확정 절차의 문제점을 4가지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합니다.
 
  첫째, 대입전형 논의에 ‘왜(Why) 바꾸려하는가’가 빠졌습니다.
  현재의 대입전형 논의는 ‘어떻게(How) 바꿀 것인가’에만 매몰되어 있습니다. 당장 “교육부가 제시한 5가지 유형 중에서 어떤 것이 가장 적합한가?”란 닫힌 질문에서 “학교교육을 내실화하고 입시경쟁을 완화하며 공정성을 강화하려면 대학입시를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가?”란 열린 질문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학교교육 내실화, 입시경쟁 완화, 공정성 제고”를 대입제도 개선의 최상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어떻게 바꿀 것인가’보다 ‘왜 바꿀 것인가’가 더 강조되어야 합니다.
 
  둘째, 새로운 대입전형 모색을 위한 ‘원칙과 기준’이 없습니다.
  문제를 해결할 때 원칙과 기준이 없으면 코끼리 다리 만지기식의 주장만 난무하게 됩니다. 여론은 내 자식에 유리한 전형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안일수록 의사결정의 원칙과 기준을 먼저 정해야 합니다. 예로 “교육비전 먼저 설정하고 연계시키기”, “학교교육 내실화에 초점 맞추기”, “대학의 학생구성 다양화”, “공정하고 투명한 전형 지향”, “전인적·질적 평가에 조응하는 통합적·다면적(holistic) 전형 중시” 등과 같은 원칙이 필요합니다.
 
  셋째, ‘문제해결 프로세스’가 잘못되었습니다.
  문제해결의 질은 문제해결의 프로세스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여론에 의한 결정방식을 중단하고 연구자, 실행자(교사)로 구성된 전문가 팀이 이해당사자들로부터 제안을 받아 초안을 만든 후 국민의 의견을 듣고 공감을 얻기 위해 대화에 나서야 합니다. 최종 결정자가 국민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21세기 대표적인 문제해결 프로세스인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과 시스템 씽킹(Systems Thinking) 등을 활용해야 합니다.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교육문제를 대중의 다수결로 결정하려는 것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넷째, ‘입시 공정성의 정의’가 잘못되었습니다.
  교육부는 ‘수능성적을 평가요소로 반영’하는 것을 ‘입시 공정성 강화’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수능성적에 의해 합격 여부를 가리기 때문에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것은 공정성보다는 투명성에 해당됩니다. 입시 관련 공정성은 주로 학생의 성적이 만들어진 배경을 살펴 남다른 재능과 잠재력이 보이면 기회를 주자는 것을 의미합니다. 학종이 불공정하다는 표현도 어폐가 있습니다. 부모와 학원이 세특, 자소서를 대필하고 교사가 생기부를 과장해 쓰는 것은 불법 행위이지 불공정 행위가 아닙니다. 한편 수능은 점수로 줄세우기 때문에 학종 같은 불법 행위가 없다는 것이지 이것이 ‘공정성’이 높다는 뜻은 아닙니다. 교육부부터 공정성의 의미를 바르게 알고 써야 할 것입니다.
 
  이런 방향이어야 합니다.
  대입전형의 미래방향은 세계의 주요국들처럼 내신과 수능을 함께 참고하는 방향이어야 합니다. 이 중 어느 한 가지 만으로 인간의 자질과 능력을 평가하는 일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늘어나는 학생 부담은 수능의 영향력 약화로(예: 5등급 절대평가) 해결해야 합니다. 다양성이 존중되고 개인화 학습이 보편화되는 세계적 추세에 맞추어 학력평가는 다면적·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입시제도 개편은 고교교육, 교육과정, 교과목 재구조화, 내신평가, 대학교육, 대입제도(수능 서술형 도입 포함)를 세트로 바꾸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교육부와 국가교육회의는 교육의 질 향상은 뒷전이고 쟁점해결에만 급급한 미시적 접근을 당장 중단하고 근본적 해결에 나서십시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8-04-30 10:16:18 공교육 희망에서 이동 됨]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Me2Day로 보내기 게시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성명서] 교육부의 단순 무지함이 부끄럽습니다 (한겨레 2018년 5월 2일 지면 광고 게재) 
[보도자료] 2022년 이후의 새로운 대입전형 방안을 제안한다 
 
 
  • 오늘
    667
  • 어제
    1,409
  • 최대
    3,459
  • 전체
    689,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