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교육부의 단순 무지함이 부끄럽습니다 (한겨레 2018년 5월 2일 지면 광고 게재)   2018-05-02 (수) 15:28
관리자   454

 

교육부의 단순 무지함이 부끄럽습니다.
 
대입제도 개편을 위해 교육부는 방안의 얼개를 짜서 넘겼고, 그것을 받은 국가교육회의는 전국을 돌며 의논해 ‘좋은’ 안을 결정해 내놓겠다고 말했습니다. 교육부가 첫 단추를 잘못 끼웠는데도 국가교육회의는 남은 단추들을 계속 끼워가겠다고 합니다. 그 옷을 입게 될 우리 교육은 어떤 모습이겠습니까? 참 부끄러울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첫 단추 끼우는 일로 돌아가야 합니다.
 
1. 교육부의 안은 이미 글렀습니다.
한편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이 ‘교육정상화’에 기여한다고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그것이 ‘금수저 전형’이라며 수능 전형을 늘려야 한다니, 교육부는 ‘그러면 여론에 맡겨 결정합시다!’ 하고 안을 내놓았습니다. 양쪽 주장이 얼마나 맞는지 따져보지도 않았습니다. 제3의 더 낳은 방안을 찾아볼 생각도 안 했습니다. 단순 무지하게, 두 갈래 전형 비율 문제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이 싸움을 결판낸다고 우리 대입제도가 좋아지겠습니까?
 
2. ‘국민의견 수렴’으로 해결될 리 없습니다.
교육부장관은 말합니다. 교육부 안을 가지고 “국민들께서 참여하여 숙의 공론화”하면 “공정성과 타당성, 그리고 현장수용 가능성이 높은 개편안”이 나올 것이라고 합니다. 어린이도 이렇게 순진하게 생각하진 않을 겁니다. 염전에서 소금 만들어 파는 사람과 도시에서 우산을 파는 사람에게, 날씨가 맑으면 좋을지 비가 오면 좋을지 합의하라면 합의할 수 있겠습니까? 국민들은 벌써 갈라져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쪽으로든 결정한다고 이 싸움을 그치겠습니까?
 
3. 미래가 걱정이라면 미래를 고민해야 합니다.
교육부장관은 말합니다. “희망찬 미래를 준비하려면, 지금이야말로 우리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꿀 적기”라고 합니다. “우리 교육의 정상화와 미래 가치를 실현하는 대입제도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합니다. 너무도 진부한 안을 내놓으면서 이런 장담을 하니 말문이 막힐 뿐입니다. ‘교육 정상화’가 무엇인지, ‘미래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도 해보지 않은 채, 그저 시중 여론을 모아 선택형 문제를 출제하듯 안을 만들어 놓고 우리 교육의 정상화와 미래를 거론하는 것은 자가당착입니다. ‘학종과 수능’의 비율을 여론으로 결정하고 나면 ‘입시 위주 교육’이 사라지겠습니까?
 
4. 대입제도 논의는 새롭게 시작해야 합니다.
이대로 가면 8월말의 결정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갈등과 논란의 시작일 뿐일 것입니다. 교육은 여전히 ‘비정상’일 테고 학생과 학부모들은 바뀐 게임 규칙에 맞는 전략을 찾아 이곳저곳 ‘컨설팅’ 하느라 더욱 분주해질 것입니다. 흙수저-금수저 편 가르기도 여전할 것입니다. ‘적폐청산’을 부르짖는 정부라면 행여 대입정책의 적폐도 청산해주지 않을까 기대했었습니다. 그러나 교육부도 국가교육회의도 적폐를 더 두텁게 쌓으려고 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대로 가도록 놔둘 수는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첫 단추’ 끼기로 돌아가, 논의를 제대로 시작해야 합니다. 있는 제도 ‘어떻게’ 재조립할까 여론 눈치 살피려 들지 말고, ‘왜’ 뜯어 고쳐야 하는지 밝혀, ‘국민의 뜻’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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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좌담회] 바람직한 대입개편 방향 
[성명서] 대입정책을 ‘국민 선호도’로 결정하는 게 말이나 됩니까? (한겨레 2018년 4월 27일 지면 광고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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