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cher's Day Interview. 선생님의 선생님 이야기   2015-05-14 (목) 19:31
관리자   4,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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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입니다. 싱그럽게 피어나는 꽃들을 보고 있으면 저 꽃을 꺾어 누구를 기쁘게 해 줄까 하는 마음이 자연스레 일어나는 때입니다. 그래서 5월은 감사의 달, 가정의 달인가 봅니다. ‘스승의 날’도 그중 하나입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선생이란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고 스승은 ‘자기를 가르쳐서 인도하는 사람’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스승에 대한 경외심과 존경심으로 스승의 그림자마저도 밟기 꺼려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학교에 선생은 있으나 스승은 없다’는 식의 말을 쉽게들 내뱉는 요즘, 스승을 교단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은 과연 교사 자신일까요, 아니면 우리 사회일까요? 이런 이유로 우리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을 지도하는 일은 절대 예전보다 쉬워졌을 리 없습니다. 선생님들은 교단에 그저 서 계시는 게 아닙니다. 선생님들은 의연하게 교단을 지키고 계십니다.

   여기 한 스승과 제자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교복을 입고 선생님께 아침저녁 인사를 드리고 지도와 격려를 받던 한 제자가 교사가 되어 스승의 품 안으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17년 전, 광성 고등학교 1학년 4반에서 동고동락 했던 두 분이 있습니다. 당시의 엄격한 담임선생님 남원진 선생님, 그리고 책임감 있는 반장이었던 장성민 선생님은 4년 전 광성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지금 장성민 선생님은 광성 중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시고, 남원진 선생님은 광성 고등학교에서 교장 선생님으로 재직중이십니다. 

   특별한 인연으로 다시 만난 두 분께 듣는 학교 이야기, 시작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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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이 다가온 만큼 ‘스승’에 관한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고 싶어요. 두 분이 생각하는 ‘스승’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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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란 교과 과목만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인간성을 함양 시키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성적도 학생의 삶에 중요할 수 있지요. 하지만 학교에서만큼은 한 아이를 이야기 할 때 성적만 가지고 이야기 하면 안 됩니다. 아이의 여러 면을 두루 살피고 소통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스승이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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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를 들어 학생들에게는 커닝하지 말라고 하면서 본인은 연수 가서 커닝하는 이중적인 모습이 아닌 (웃음) 스스로의 삶 자체로 모범을 보이는 사람이요. 늘 제가 곁에 두고 읽는 책이 한 권 있는데요. 그 책 제목이기도 해요. ‘삶으로 가르치는 스승’이야말로 참된 스승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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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광성고 교장이신 남원진 선생님        (우) 광성중 국어교사이신 장성민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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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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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초등학생이던 시절 저를 가르쳐주셨던 선생님들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어요.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좋았어요. 초등학교 내내 반장을 도맡아 하다 보니 다른 친구들보다 선생님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았는데 그러면서 자연스레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꿈을 키우게 됐지요. 초등학교 시절에는 선생님이 너무 좋아서 선생님의 댁을 저희 집 드나들 듯 드나들기도 했습니다.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는 내내 교사라는 꿈이 자연스레 저를 따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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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어느 날 수업을 듣다가 문득 ‘내가 선생님이 되면 어떨까... 나도 지금 수업하시는 선생님처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생들을 열정적으로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저에게 각인이 되어서 그런지 저도 잘 해 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희망 직업을 선생님으로 적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 당시에 마침 대학교 체험을 간 적이 있어요. 그때 원하는 과를 써서 내라는 질문지에 수학교육과를 썼지요. 그때 남원진 선생님께서 굉장히 만족스러워하시던 기억이 나네요. (웃음) 아마 그 기억도 한 몫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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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장성민 선생님이 있기까지 남원진 선생님께서 큰 역할을 하셨네요. 제자 시절의 장성민 선생님은 어떤 분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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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알겠지만 바른 아이였고, 뭐든 잘 했어요. 그 당시 1학년이 총 12개 학급이었는데 그중에서 4등을 할 정도로 성적 우수생이었고 모범생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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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아마 그 성적이 제 인생 최고의 성적이었을 거예요. (웃음) 선생님께서 모범생이라고 칭찬도 많이 해 주셨죠. 선생님께서 그런 말씀을 한번 해 주시면 그 말씀에 힘입어 몇배 더 열심히 하곤 했던 기억이 나요. 하지만 엄하실 때는 정말 눈물이 쏙 빠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도록 엄하게 가르치셨어요. 지금도 그래서 저는 선생님이 아주 조금은 무섭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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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은 그렇게 하셔도, 장성민 선생님께선 제가 인터뷰 요청을 드렸을 때 단번에 승낙해 주셨죠. 남원진 선생님을 얘기하시면서 말이에요. 은사님과의 인터뷰를 어려워하지 않고 추진하신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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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진 선생님은 제게 정말 좋은 영향을 많이 주신 스승이세요. 제가 선생님을 꿈꾼 것도 맞고, 실제 교사가 되기도 했지만 사실은 20대에 다른 길을 기웃거리며 조금 돌고 돌아 교사의 길로 왔거든요. 그래서인지 학교를 졸업하고 나선 찾아뵙질 못했어요. 그러다 교생 실습을 부탁드리러 몇 년 만에 처음 학교를 찾아가게 됐어요. 겁이 났지요. 제가 선생님 입장이라면 몇 년간 연락 없던 제자가 미우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정말 큰 마음으로 안아주셨어요. 격려해주시면서 저녁 때 글쎄 산낙지까지 사주셨어요. (웃음) 그때 ‘선생님이란 참 큰 존재로구나. 나도 제자들에게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교사가 정말 되고 싶다’라고 생각했어요. 교사는 언제든 어떤 학생이든 안아줄 수 있는 그릇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저도 저희 선생님 제자잖아요? 저도 엄할 때는 혹독하디 혹독한 선생님으로 변하는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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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처럼 선생님을 꿈꾸는 학생들은 여전히 많은 것 같아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2014년 학교 진로 교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 고등학교 학생들이 가장 희망하는 직업 1위가 교사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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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얼마 전에 그런 기사를 접했어요.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이과이면서도 대학을 공대 쪽으로 지원 안 하고 사범대쪽을 지원 했어요. 모조리 낙방했죠. 그리곤 1년을 더 준비해서 다음 해에 법대를 갔어요. 처음엔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법 공부를 하는 동안 마음의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넌 지금 법 공부를 할 때가 아니야’라고. 그래서 다시 또 1년을 투자했고 결국 선생님이 됐어요. 그제야 선생님이 천직이구나 싶었어요. 지금도 아이들에게 내가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에 사명감도 생기도 매일매일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다만 학부모님들의 교사에 대한 존경심이나 신뢰감은 낮은데 이중적으로 자녀에게 시키고 싶은 직업 1위, 2위를 다투는 직업이 교사라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선생님을 존경하지는 않으면서 단순히 좋은 직업으로만 보는 현실이 슬픕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자녀에게 선생님이 되도록 권하는 일에 저는 절대적으로 반대합니다. 교사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정말 절대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에요. 밥벌이로 교사의 길에 접어드는 사람들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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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면도 있어요. ‘우리 사회에서 교사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건 어쩌면 일부의 생각만을 확대한 여론몰이의 폐해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저 역시 교사이면서 동시에 학부모이기도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부분을 체감할 일은 많지 않거든요. 요즘은 학부모의 참여가 높아요. 교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요. 모든 회의의 구성에 선생님의 수보다 학부모의 수가 더 많은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학부모와 생각을 교환하고 대화를 나눌 자연스러운 기회가 늘면서 오히려 예전보다 쌍방으로 소통하고 서로 존중하면서 존경심을 나누는 관계가 강화된 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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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진 선생님 말씀처럼 교육 환경에 있어 많은 부분이 변화됐어요. 반장이던 장성민 선생님은 학생이던 당시와 교사로 살고 계신 지금 교육 환경이 어떻게 다르다고 느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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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학생이던 시절에는 주입식 교육이 주를 이뤘죠. 선생님께서 수업하시면 내용을 받아 적기 바빴죠. 지금은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받는 대화식 수업이 많아졌어요. 교사가 질문을 던지면 학생들이 답하거나 반대로 학생들이 질문을 하면 제가 대답을 하는 식으로 학습 목표를 찾아가는 수업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죠. 하루는 수학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본 적이 있어요. 단순히 문제풀이만 하는 게 아니라 게임 등을 통해서 학생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게 수업을 진행하시더라고요. 학생과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수업, 그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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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진 선생님은 내년 정년퇴임을 앞두고 계시잖아요. 그간 교직에 계시면서 수없이 많은 변화를 겪어오셨을 텐데 선생님께서 느끼시는 부분은 또 다를 수 있을 거 같아요. 선생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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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같은 얘기인데 학생과 선생님 간의 벽이 허물어졌다고 느낍니다. 예전에는 선생님은 엄격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학생들도 선생님을 어려워하고 교무실에 오는 것 자체를 무서워했죠. 지금은 학생과 선생님이 거의 동등한 위치에 있어요. 수업에 들어가 보시면 알겠지만 학생들이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하는 걸 어려워하지 않습니다. 바람직한 변화라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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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선생님이 동등한 위치에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학생들이 수업을 너무 편하게 받아들이면 학생들을 지도하는 선생님들 입장에서는 불편 하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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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보다는 자연스러운 변화가 아닐까요. 시대에 따라 학생들은 변화되고 그런 점에서 선생님들도 시대에 맞춰 전문성 교육을 받아 나가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자꾸만 변하는데 선생님은 현재에 안주하면 학생들과의 거리감은 좁힐 수 없습니다. 예전에 그런 일이 있어요. 학생들이 담임선생님을 바꿔달라고 하더군요. 깜짝 놀랄 만한 얘기지만 사실 그런 얘기를 아이들이 꺼낸 데에는 교사의 잘못이 없다고 보기 어렵지요. 학생들은 달라지는데 교사가 그에 맞춰 스스로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없으면 교사로 살기 어렵습니다.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점이 교사의 책무이자 전문성인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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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외적인 부분에서는 어떤 점들이 변화 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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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진로를 결정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예전에는 전반적으로 학부모들이 담임선생님의 의견에 따랐다면 지금은 참고를 하는 정도거든요. 제 경험상으론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진로 상담 시에 담임선생님의 의견이 70%, 학생 의견 5%, 부모님 의견이 25% 정도였다고 생각해요. 그때만 해도 학부모들이 자녀 교육에 관한 부분에 있어 많은 신경을 기울이지 못 했습니다. 예전엔 부모님들이 학교에 교육을 일임하고 자녀들의 뒷바라지에 신경을 쓰셨다고 한다면 지금의 학부모들은 자녀를 직접 교육하는 일에 굉장히 큰 비중을 두고 있어요. 직접 발로 뛰어 정보를 구하고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두고 연구를 하고 공부를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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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비해 학교 외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도 많아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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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예를 들어 중학교는 특목고, 자사고, 일반계고 이렇게 선택을 해야 할 계통 자체가 서너 가지뿐이에요. 그런데 고등학교에서는 대학교에 과 까지 선택해야 하다 보니 경우의 수가 훨씬 커지죠. 선생님은 전체 학생들을 모두 지도해야 하기 때문에 필요한 기본 정보만을 제공하는 반면 학부모는 내 자녀 한 명을 보고 거기에 맞는 맞춤 정보를 얻잖아요. 외부 컨설팅 업체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요. 그런 부분에서도 변화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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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고등학교 때는 문과, 이과를 선택할 때에도 선생님의 의사가 큰 비중을 차지했어요. 그런데 요즘 학부모님과 상담을 해보면 처음에 오실 때는 ‘선생님 의견에 따르겠다’는 생각으로 오세요. 그런데 계속 얘기를 나누다 보면 그런 부모님일수록 머릿속으로 생각을 확고히 하고 오는 경향이 있어요. 제가 하는 얘기를 참고는 하되 결론은 애초에 스스로 정한 답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가시는 거죠. 부모라는 교육주체가 자신의 주체성을 강화했다는 것, 그것은 정말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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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잠깐 얘기했지만 학교 외에도 학생들이 배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많아졌어요. 두 선생님을 모셨으니 사교육에 관한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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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국어 선생님이다 보니 학생들에게 수행평가로 독후감을 써오라고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충격을 받은 게 책을 못 읽는 학생들이 많더라고요. 공부를 하라는 것도 아니고 책을 읽고 그에 대한 감상문을 써오라는 건데 그게 뭐가 어렵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죠. 그래서 학생들에게 물어봤어요. 당연히 “게임하느라.”라는 대답이 돌아올 줄 알았는데 “학원 때문에요.”, “학원 숙제 때문에요.”라고 답하는 학생들이 많더라고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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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는 사교육은 학생들의 연령이 낮아질수록 더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 같아요. 아마 초, 중, 고를 따졌을 때 사교육이 가장 심한 곳이 초등학교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오히려 일반계 고등학생들의 사교육비는 적어 보일 정도지요. 사실 입시사교육보다 문제가 되는 건 자사고나 특목고가 많이 생겨서 더욱 크게 벌어진, 학생들의 성적편차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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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광성중고교 채플시간       (우)교장실 창문으로 학생들을 바라보시는 남원진 선생님



일반계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계시면서 그런 면에서 고민도 많이 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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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란 얼굴을 맞대는 시간이 길다 보면 더 관심이 가게 마련이잖아요. 저희 학교는 교정이 좁습니다. 교장실 창문으로 내려다보면 학생들이 뭘 하고 있는지 훤히 다 보이지요. 사각지대가 없다 보니 학교 폭력도 거의 없는 편입니다. 그리고 학교가 미션 스쿨이다 보니 일주에 한 번은 전교생과 얼굴을 맞댈 수 있는 채플 시간이 있어요. 1학년은 1학년끼리, 2학년은 2학년, 3학년은 3학년끼리 한 학년에 한 시간씩 채플 수업이 이루어지는 동안 얼굴을 다 보는 거예요. 저 같은 경우에는 전교생 얼굴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보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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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남원진 선생님 말씀처럼 자사고나 특목고 때문에 서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눈치 보고 경쟁하는 모습을 볼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보금자리였던 학교가 정글화 되어 간다는 느낌을 받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하거든요. 그런데 광성 중학교 같은 경우는 3개 학년, 그러니까 전교생이 모두 한 강당에 모여요. 일주일에 한 번 전교생이 모두 모여 저절로 얼굴을 익히게 되고 한 마디라도 주고받으면서 가까워지다 보니 다른 학교에 비해 경쟁의식에서 어느 정도는 벗어나는 것 같아요. 선생님들에 대한 거리감도 마찬가지에요. 학생들이 교장 선생님을 보면 성대모사를 하고 지나가기도 하고 거리낌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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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학생들이 교무실을 오가는 걸 어려워했어요. 장성민 선생님이 학생으로 학교에 다닐 때 저를 무서워했던 것처럼 말이죠. (웃음) 저희 학교는 교무실에 학생들이 반일 정도로 교무실을 무서워하는 게 없어요. 제가 학교를 돌아다니다 보면 학생들이 먼저 와서 저를 끌어안아요. 어려워하질 않아요. 저 역시 학생들과 가깝게 지내려고 먼저 다가가서 인사를 하고요. 한 가정, 한 가족처럼 지내다 보니 벗어나는 학생들이 거의 없어요. 결국에는 학생들과의 소통이 교육적인 부분으로 이어지고 비로소 아이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실마리를 잡게 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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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학생들만 있는 학교라 생각지도 못 한 모습이에요. 먼저 다가오는 학생들을 보면 남다른 기분을 느끼실 것 같은데...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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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남학교, 여학교, 남녀공학에서 다 근무를 했었는데 남학생들은 물론 여학생들처럼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면은 없어요. 그랬던 학생들이 졸업할 때면 메시지를 보내와요. 감사하단 얘기로 시작해서 제가 자기들의 롤 모델이라는 얘기를 해올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굉장히 큰 보람을 느끼죠. 이런 보람에는 중독성이 있어요. 사실은 이런 보람만이 저로 하여금 더욱 열심히, 더욱 진심을 다해 제 직무에 헌신해야 겠다고 마음먹게 해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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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79년도에 교직 생활을 시작해서 올해로 교직에 선 지 36년이 됐어요. 그런데 첫 부임했을 당시부터 써 온 교무수첩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요. 거기 보면 그 해 만난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가 빼곡히 적혀 있어요. 제자들과 만날 일이 생기면 제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뭔 지 아세요? 교무수첩이랑 졸업 앨범 보는 일이에요. 제자들의 이름을 머뭇거리지 않고 한 번이라도 더 불러주고 싶어서요. 교직은 다른 게 없어요. 제자가 잘 되든 못 되든 그 아이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는 것, 그것 자체가 보람이에요. 그런 점에서 우리 장성민 선생님과의 이런 특별한 인연도 제게는 큰 보람이자, 제 교직생활의 자랑스러운 증거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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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시절 선생님께 받았던 가르침을 교단에서 열심히 전파중인 장성민 선생님, 그리고 제자들을 만날 때면 행여나 잊진 않았을까 다시 한 번 졸업 앨범을 펴 보며 이름을 외우신다는 남원진 선생님을 만나보았습니다. 36년간 교직 생활을 하며 써 온 교무수첩을 그대로 간직하고 계시다는 선생님을 보며 저를 길러주신 많은 선생님들의 성함을 다시 한번 기억에서 꺼내어 보았습니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참된 스승이 부재하는 시대’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누구의 어떤 정성으로 길러진지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살아가고 있지 않나요? 어린이로, 청소년으로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열 두 분 선생님들의 성함과 모습을 오늘 하루 곰곰 생각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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