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방담 <담파> - 제1화 우리들의 학생회   2012-09-20 (목) 03:07
관리자   2,484

 
담벼락에 붙어있는 파리처럼~!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청소년 방담 담파는 10대들을 찾아가 자유로운 수다판을 만듭니다.
이들이 마음껏 떠들 수 있도록 조용히 뒤로 물러나, 그 솔직한 속내를 들어 봅니다.
담파에서 나눈 생생한 이야기들이 좋은 교육을 만들기 위한 작은 씨앗 되기를 희망합니다.
  ※ 담벼락에 붙은 파리(fly on the wall)이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그들이 의식하지 못할만큼 조용히 엿듣는 것을 뜻하는 말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청소년 방담 - 담파
제1화 우리들의 학생회
 
2012. 1. 3. 갑작스럽게 눈이 쏟아지던 화요일 저녁 서울 마포구 ㅂ식당에서
 
등장인물 :
․ 김유진(서울 중구 성동글로벌경영고 2) : 1학년 때부터 학생회 언니의 꼬임에 넘어가 학생회 활동을 시작했고, 하다 보니 좋아서 현재도 부학생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음. 사소한 일에 발동하는 승부욕으로 열정적으로 학생회 일을 해 오고 있으며, 열심히 한 만큼 누군가 그 고생과 노력을 알아줄 때 뛸 듯이 기뻐함. 소문에 의하면 회의를 빙자하여 학생회 멤버들과 신당동 떡볶이 촌에서 수다 떠는 모습이 종종 발견된다고.
․ 김재홍(충남 천안고 3) : 2011년 수능 당일 17명의 10대들과 함께 수능거부를 선언하고 현재 방통대 입학을 준비 중임. 현재 ‘대학/입시 거부로 세상을 바꾸는 투명가방끈들의 모임’http://cafe.daum.net/wrongedu1 활동을 하고 있음. 일반계 고등학교에 다니지만 입시에서 자유롭다는 ‘엄청난’ 조건 탓에 2010년 2학기부터 2011년 1학기까지 천안고 학생회장을 그 누구보다 마음껏 해 봄. 한국고등학교학생회연합회http://www.highschool.or.kr/ 의장 출신이며 이번 방담 멤버를 조직해 준 당사자이기도 함.
․ 박민우(경기 분당 늘푸른중 2) : 재홍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하는 ‘교과서 모니터링 학생추진단’에서 만나 인연을 이어오고 있음. 학생회를 하지는 않지만 학교를 무지 비판적으로 바라볼 줄 아는, 그만큼 학교의 속사정에 대해 아는 것도 많은 중학교 2학년. 밤에 과학 문제가 풀기 귀찮아질 때면 스마트폰으로 ‘나꼼수’를 들으며 낄낄대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고.
․ 이소이(경기 용인 흥덕고 2) : 학교가 좋아서, 학교에 더 있고 싶어서, 학교를 더 알고 싶어서 학생회를 하게 됐다며 우리를 ‘올킬’ 시킨 흥덕고 부학생회장. 버스를 타고 가다가 재밌을 만한 곳이 눈에 들어오면 버스 카드를 찍지도 않고 그냥 내려버리는 무대책 소녀. 학생회 활동을 통해 자신의 충동에 ‘브레이크’ 거는 법과 하기 싫어도 해야할 때가 있다는 사실을 배워 가는 중.
 
 
민우 : 지하철이 오다 멈춰요. 눈이 많이 와서…. 근데, 학원에서 괜히 맛있는 것 먹고 왔다.
 
교바사 : 그러게…. 오늘 맛있는 것 먹으려면 위를 좀 비우고 왔어야 하는데, 왜 그랬어요? 인터뷰 같은 것 해 본 적 있어요?
 
민우 : 제가 국회의원은 아니라서…. (하하하)
 
교바사 : 다들 어떤 기대로 왔는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소이 : 저는 저희학교 자랑이요. (웃음) * 소이는 소위 혁신학교로 이름이 알려진 용인 흥덕고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01101184054§ion=03 출신이다. 저희 학교는 여기저기서 취재를 많이 오는데요, 취재 온 사람들이 자기들이 원하는 모습만 편집해서 넣는단 말이에요. 우리학교 다녀서 저는 되게 행복하거든요? 근데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거기 노는 애들 많고 좀 그렇다며? 괜찮니?’ 하면서 쓸 데 없이 오지랖 하니까…. (웃음)
 
교바사 : 일반 고등학교 다녀서 행복하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 봐요.
 
재홍 : 희귀한 학교죠….
 
어떤 선거
교바사 : 학생회 선거 요즘엔 어떻게 하나요? 아직도 명목상으로만 선거가 이루어지는 학교도 있겠지만요.
 
민우 : 저희 학교는 러닝메이트로 하거든요? 형네 학교는 어때요?
 
재홍 : 러닝메이트로 하는 학교도 있고 아닌 학교도 있고 그래.
 
민우 : 입학하기 전에 후보가 9번까지 간 걸 본 적이 있어요. 근데 러닝메이트로 바뀌면서 멤버를 구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서 그런지 후보가 많지 않아요.
 
재홍 : 개별적으로 하면 입후보자 수가 많아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당선 후에 서로 궁합이 안 맞을 수도 있죠.
 
민우 : 보통 리더십이 강한 애, 얼굴마담, 공부 잘하는 애, 이렇게 세 명이 한 팀이 되거든요? 근데 보통 얼굴마담 보고 뽑죠, 애들은. 어쨌든 저희는 사교육이 굉장히 심화된 지역이라 아무도 학생회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요. 학생회에서 오늘 뭐가 있으면 “영어 있는 날이에요.” “수학 학원 가야 돼요.” 그러면서 참석률이 반도 안 돼요.
 
소이 : 우리는 그러면 잘리는데….
 
민우 : 자르면 “얘는 외고 갈 애란 말이에요!” 하면서 엄마한테 전화가 오겠죠. 저희 지역은 그래요.
 
소이 : 어머, 웬일이야…. 저희는 좀 달라요. 학교도 자발성을 많이 보기 때문에, 선거 나가는 것도 자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애들 뽑는 것도 잘 되어 있는 것 같아요.
 
교바사 : 입후보 자격 제한은 없죠?
 
민우 : 자격 제한은 인권침해라는데 지금도 어떤 학교는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유진 : 저희 같은 경우는 눈치를 심하게 주시진 않거든요? 가끔 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있어서 선생님께 “이 후배 어때요?” 하고 물으면 “공부 못하지 않니?” 이런 답이 올 때가 있긴 하지만 특별히 제한하는 건 없어요.
 
재홍 : 옛날에는 입후보 자격으로 성적 제한이 있었다고 알고 있어요. 이제는 그런 제한은 없지만 여전히 문제는 있어요. 가장 기본적으로 징계 경력이 있으면 출마가 불가능하다는 거예요. 저도 그걸 바꾸려고 했었어요. 그랬더니 선생님께서 이러시더라고요. “공직사회에서도 형 경력이 있으면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그런데 여기엔 결정적 오류가 있어요. 형법은 국민이 만들었지만 징계 규정은 학생들이 만든 게 아니거든요. 
 
교바사 : 음….
 
재홍 : 출마를 제한하는 게 필요하다면 그 기준을 학생들이 만들어야 할 거예요. 그리고 징계 좀 받았으면 어때요? 담배 피우다가 징계를 받았다 쳐요. 지금으로선 담배 피운 학생은 임원을 할 자격이 없다는 건데, 굳이 그런 제약을 두지 않아도 학생들이 투표로 결정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리고 보통 입후보할 때 학부모 동의서, 담임 동의서, 학생부장 동의서 같은 것들이 요구되는 학교들도 많아요. 이건 선 심사를 한다는 건데, 인권적으로 보면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거죠. 선관위도 자치적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별로 없고, 공약 검열 같은 것도 암암리에 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공약
민우 : 저희 동네 고등학교에서 어떤 학생이 학생인권조례 관련한 공약을 내세웠다가 징계 먹은 적이 있어요. 그 사람이 법적 대응을 하려다가 만 것으로 기억해요. 그런 식으로 학교에서 공약 검열을 하는 거죠.
 
교바사 : 각자가 내건 공약이 궁금해지는 걸요?
 
유진 : 저희는 여고거든요. 여학교라 위생적으로 엄청 예민하잖아요. 그래서 뭘 좀 설치를 한다든지…. 아하하하….
 
민우 : 아! 룰루랄라?!
 
유진 : 뭐 여러 가지…. 근데, 야! 그건 아니야! (와하하하하) 그리고 화장실에 휴지 설치하는 거요. 원래는 있었다는데 너무 개념 없이 써서 중단되었다고 그러더라고요.
 
민우 : 저희는 그러면 일주일 동안 공급을 중단해요. “학생들이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으므로 일주일 동안 공급을 중단합니다” 하고 써 붙여 놓고요.
 
유진 : 그리고 생활복이란 게 있어요. 교복 말고 여름에 통풍 잘 되는 옷을 입자는 차원에서. 교복 재질이 스판이라서 몸에 너무 끼고 손도 못 들고 그러거든요. 여름에 더워서 반 티셔츠 같은 걸 입고 다니면 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반 티셔츠를 생활복으로 해 주시던가 생활복을 만들자 하는 공약을 꾸준히 내고 있어요. 근데 안 된대요. “이게 왜 안 되나요?” 꾸준히 여쭤 보는데 저희는 실업계라서 면접이 있잖아요. 생활복을 입으면 중구난방한다 이거죠.
 
교바사 : 중학교는 주로 어떤 공약들이 나오나요?
 
민우 : 항상 정해져 있죠. 학교 폭력 없애겠다. (웃음) 온수 나오게 하겠다고 했다가 잘린 적도 있고요.
 
교바사 : 학교 폭력 없애겠다는 좀 막연하게 들리는데…. 그걸 실현시키기 위한 장치를 만들어요?
 
민우 : 아니요. 단순한 공약. 아마 일진의 탑에 있는 아이를 학생회장으로 하면 그 공약이 지켜질 수 있을 거예요. (와하하하하)
 
재홍 : 공약 관련해서 가장 어려운 점은 후보가 당선이 되었을 경우에 공약을 실현시킬 권한이 없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공약 자체가 사실은 공허하고 불투명한 상태인 거고요. 학생회가 되면 학교운영위원회 자격을 주거나 하는 권한이 있다면 다를 텐데 말이죠.
 
소이 : 저희 공약 중에 ‘와이파이’가 있었거든요.
 
재홍 : 와이파이는 아마 요새 전국적인 유행일 거예요. 아이티 코리아야 진짜.
 
유진 : 수업 중에 자기도 모르게 “야! 와이파이 돼!” 하고 크게 소리친 애가 있었어요. (하하하하) 선생님이 그냥 귀엽게 넘어가 주시긴 했죠.
 
재홍 : 이렇게 아이티 코리아인데 여전히 핸드폰 소지를 금지하는 역주행을 하는 학교와 교육청이 있다니까요.
 
민우 : 그래도 아마 애들 다 몰래 할 걸요? 저희 학교는 학교에 설치되어 있지 않고 이동통신사가 만든 와이파이가 창문 쪽만 잡혀요.
 
소이 : 저희는 그런 강제가 없으니까 그냥 애들이 알아서 안 해요.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학교나 선생님들이 우리를 사람으로 안 보고 어떤 일차원적인 생물로 보는 것 같아요. “먹어!” 그러면 먹고, “뛰어!” 그러면 뛰는…. 중학교 때는 몰랐어요. 그 사실을 흥덕고에 와서 알게 되었죠. ‘아, 나 이거 물어봐도 되는 구나….’
  
그들의 마음
교바사 : 이렇게 학생회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것들이 일반 학생들 사이에서 좀 공유가 되나요?
 
민우 : 없죠. 회의록을 공개하는 것도 아니고 회장이 말해 주는 것도 아니고.
 
유진 : 대의원회의 할 때 보면 자리에 있는 아이들은 똑같아요. 학생회 21명 정도랑 선도부원들 하면 한 30명 정도 되거든요.
 
교바사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회 임원을 해 봐야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어요? 알아주는 사람도 없는데.
 
소이 : 학교가 좋으니까 학교랑 더 같이 있고 싶어서?! (일동 : “어머, 닭살!” “웬일이야….”) 학교의 속사정을 더 알고 싶고, 더 있고 싶으니까…. 그래서 했어요. 사실, 변화를 일으키고 이런 것 없고, 집에 가서 할 것도 없고, 학교에서 좀 더 있고 싶으니까….
 
교바사 : 이런 애교심이 학교의 전체적인 분위기에요?
 
소이 : ‘우와, 진짜 좋아!’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우리 학교 좋지.’ ‘다른 학교보다는 낫지.’ 하는 정도는 돼요. 반면에 전학 온 애들은 분위기가 정말 달라요. 경쟁에 찌들어 있고….
 
교바사 : 흥덕고 같은 경우에 학생회 존재감은 있어요?
 
소이 : 있어요. 처음에는 울기도 많이 울고 싸움도 많이 하고 그랬어요. 일 하면서 갈등도 많고 선생님들하고도 문제가 있고, 뭐 하나 하려면 너무 힘들고요. 근데 이런 사정을 학생회가 아닌 아이들은 잘 모르잖아요. 우리는 고생해서 올려놓은 건데 애들은 “이거 누가 한 거야? 짜증난다.” 하고 댓글 달고…. 그래서 한번은 그런 적 있어요. “야, 우리 파업할까?”
 
유진 : 우와, 우리도!
 
소이 : 우리끼리 그랬어요. “우리 너무 힘들다, 선생님들이 도와주고 지원해 주는 것도 아니고 맘이 너무 힘들다, 애들이 고맙다 하는 것도 아니고.” 애들은 저희가 학생회 당선 되자마자 왜 와이파이가 안 되냐고만 다그치는 거예요. 어떻게 되어 가는지도 모르고, 욕만 하고. 근데 언제부턴가 응원 글이 올라오는 거예요. “학생회 친구들 정말 하는 것 많더라.” “고생하더라.” 이젠 애들이 조금씩 아는 것 같아요.
 
유진 : 알아주면 되게 고마워요, 진짜. 애들이 욕할 것 뻔히 아니까 애들 앞에서 학생회라는 사실을 절대 처음에 말하지 않아요. 하지만 제 친구들은 알아 줘요. 쪼금 한숨 쉬면 “에이, 왜 그래, 잘하잖아….” 하면서 등 두드려 주고. 하지만 그게 제 친구들만 그런 거지 일반 아이들은 ‘학생회 있어서 뭐 하냐’ 이런 정도예요.
 
교바사 : 잘 알아주지도 않는데 무엇 때문에 학생회를 하는 건가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유진 : 저는 하면서 제가 많이 변한 걸 느끼거든요? 저는 원래 공부 정말 진짜 관심 없었어요. 그런데 부회장하면서는 그래도 나는 학년 대표 부회장인데, 하는 책임감도 생기고 공부에 욕심도 생기고요. 중학교 생활은 그렇게 즐겁지 않았거든요. 친구도 별로 없었고. 학생회 활동 하다 보니까 이야기도 잘하게 되고 얻는 게 많아요, 저로서는. 책임감과 욕심, 2학년 때는 그것 때문에 한 것 같아요. 보람도 있고. 보람이어 봤자 임원들끼리 수고했어, 하는 정도지만 그래도 보람 있어요.
  
학생회, 치맛바람과 스펙에 먹히다?
교바사 : 이런 질문을 대놓고 해 보고 싶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회가 필요한가요?
 
소이, 유진 : 필요하죠. 당연하죠.
 
소이 : 얼마나 우리가 일을 많이 하는데.
 
유진 : 일하면서 느끼는 게 “야, 정말 우리 학교는 우리 없으면 어떡하려고….”
 
소이 : 맞아, 맞아, 맞아.
 
유진 : 선생님들은 학교 축제 끝나면 뒤풀이하시지, 저희처럼 쓰레기 주우시진 않잖아요. 그럴 때마다 우리 없으면 안 되겠다고 느끼죠. 사소한 일부터 큼직큼직한 일까지 필요하죠. 저희가.
 
교바사 : “학생회가 어떤 일을 해요?” 하고 누가 물어본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 같아요?
 
유진 : 학교를 위한 일? 정해진 건 없어요. 선생님들이 SOS를 치시면 도와드릴 때도 있고, 뭔가 던져주시면 처음부터 만들 때로 있고. 근데 저희 없으면 정말 학교 안 돌아갈 걸요?
 
소이 : 닥치는 대로요. 아무래도 저희 학교는 학생들이 주체로 하는 학교니까, 학생회 주체로 하는 게 많아요. 자잘한 신입생환영회부터 축구대회, 음악회, 학교 축제까지…. 학생회 애들이 없다면 학교의 행사가 모두 다 사라질 겁니다, 아마.
 
민우 : 근데 중학교 학생회는 포트폴리오를 위한 것인 것 같아요. 학교를 뜯어고치고 싶어 하는 애들이 거의 없어요. 중학교 학생회는 선생님만 졸졸 쫓아다니는 아이들이라고 봐요, 저는.
 
교바사 : 학생회 경력이 입시에 도움이 많이 되나 봐요?
 
민우 : 되죠. 입학사정관에는 특히. 애들이 다 외고 가려고 애를 쓰니까. 자기주도학습 전형이라는 게 있어서요.
 
재홍 : 고교 입시에 입학사정관제가 들어왔으니까요. 요즘 자율화 정책을 하잖아요.
 
소이 : (민우와 재홍을 가리키며) 둘이 이렇게 대화가 될 것 같아요. 전문적인 것….
 
유진 : 전문계는 이런 입시를 잘 모르거든요.
 
재홍 : 모르는 게 정신 건강에 좋아.
 
교바사 : 가끔 그런 얘기가 들리기도 해요. 학생회 임원을 하려면 경제적인 능력과 부모님의 치맛바람이 필요하다고. 정말 그런가요?
 
소이 : 전혀요. 저희 엄마 학교 한 번도 안 오셨어요.
 
민우 : 저희 지역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에요.
 
재홍 : 그런데 일반화할 수 없는 이야기죠.
 
교바사 : 한편에서는 스펙 쌓으려는 활동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기도 한 것 같아요.
 
유진 : 당연히 있어요.
 
소이 : 그렇게 들어오는 애들이 있어요, 간혹. 근데 그런 애들은 열심히 안 한단 말이에요. 시간을 많이 뺏기니까 애들도 꼼수 써서 빠져 나가요. 학생회 애들끼리 따로 모이는 것 말고, 축제 같은 때는 (일할 것을) 감수하고 들어왔어야 하는데, 그럴 때는 학원 있다면서 빠지는 거예요. 그러면 학생회에서 주의나 경고를 주기도 하죠. 
 
유진 : 저희는 많은 건 아닌데 한번 발 담갔다가 너무 힘드니까 (빠지는 경우가 있어요). 근데 나가는 이유는 다 똑같아요. 부모님이 반대하셔서, 아니면 학업에 방해돼서. 근데 나간다고 성적이 막 올라가냐? 그건 아니거든요. 고작 한 살 차이인데도 보여요, 꼼수 부리는 게. 대놓고 뭐라고 했더니 “자기는 이렇게 힘들 줄 모르고 들어왔다”고, 몸담을 생각이 아니라 한마디로 ‘한 줄 쓰려고’ 들어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애들 뽑으면 저희가 너무 힘들어요.
 
재홍 : 일을 한다는 것은 책임을 진다는 거잖아요. 학생들도 책임지는 연습을 하면서 자기 그릇이 점점 넓어지는 것 같아요. 근데 그런 교육을 전혀 안 받았기 때문에 책임지는 걸 잘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책임을 지라고 하기 전에 애들한테 책임을 줘야지 연습이 되는 것 같거든요? 그런 적이 없으니까 애들이 책임을 주면 감당을 못해가지고 어떻게 할 줄을 몰라요. 전화 안 받고 문자 답없고…. 그런 것들이 참, 뭐라고 해야지? 사회적 역량을 자꾸 퇴화시키는 것 같아요.
 
교바사 : 어쨌든 달라진 게 많지는 않네요, 옛날하고 비교해서도.
 
재홍 : 네, 맞아요.
 
유진 : 바꿔야죠, 이제.
 
민우 : 제도는 항상 바뀌는데 가장 바뀌지 않는 게 학교라는 얘기도 있잖아요.
 
소이 : 그 얘기 알아? 우리나라에서 노스페이스가 유행하는 이유가 우리나라 교육이 산으로 가서래.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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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방담 <담파> - 제2화 고3이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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