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방담 <담파> - 제7화 공부, 그 씁쓸함에 대하여   2012-09-20 (목) 22:21
관리자   1,916

 
담벼락에 붙어있는 파리처럼~!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청소년 방담 담파는 10대들을 찾아가 자유로운 수다판을 만듭니다.
이들이 마음껏 떠들 수 있도록 조용히 뒤로 물러나, 그 솔직한 속내를 들어 봅니다.
담파에서 나눈 생생한 이야기들이 좋은 교육을 만들기 위한 작은 씨앗 되기를 희망합니다.
  ※ 담벼락에 붙은 파리(fly on the wall)이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그들이 의식하지 못할만큼 조용히 엿듣는 것을 뜻하는 말
 
 
 
제7화  공부, 그 씁쓸함에 대하여
 
2012년 7월 5일 오후 서울 신촌역 O 레스토랑에서 
등장 인물 :
 
경기도 A고 2학년
 
서준하 : 공부엔 관심 없지만 친구들이 좋아서 학교 가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기계와 자동차에 관심이 많아 자동차 잡지를 챙겨 보고, 모터쇼 같은 곳에 찾아 다닌다. 그동안 너무 공부를 안 해 두어서 요즘 걱정이다. 
 
안대진 : 준하의 표현에 의하면 "착하고 이해심이 많은 친구"란다. 요즘 고민의 늪에 빠져 있어서 생각이 많다. 인간은 다 다르게 태어났는데 학교 등수로만 평가 받는 것에 대한 부당함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축구와 노래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은지 : 친구들과 놀고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18살. 수빈이 표현에 의하면 "잘 웃고, 잘 울고 착하고 생각이 깊은 친구"이다. 학교와 사회에 대한 불만은 많지만 "딴 나라 갈 것도 아니"라서 그냥 평범하게 살아간다. 누구나 그렇듯이.   
 
조수빈 : 방담 직전 입원을 하는 바람에 자칫하면 참석을 못할 뻔했다. 보기와 달리(?) 몸이 약한 편이어서 가끔 입원하는 일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학교 가지 못하고 퇴원을 해서도 한 일주일은 기운이 없는 게 참 못할 짓이다. 다소 감정 기복이 심하지만, 체육시간에 밖에 나가 노는 것을 좋아한다. 
 
 
시험이 끝나는 날, 아이들과 신촌에서 만나기로 했다. 
잠깐 동안이라도 시험이 끝난 날의 해방감을 맛보기에는 
평소에 놀던 동네와 좀 다른 분위기의 장소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헌데 그날 하필 장대비가 쏟아졌고 아이들은 약속 시간이 좀 지나서 도착했다. 
다들 좀 지쳐 보였다. 
비 오는데 먼 길을 오느라 그랬을까. 시험 결과가 별로였을까.
 
대한민국의 평범한 고등학생은 누구일까. 
그다지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못하는 것도 아니요,
대학을 가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안 가기도 그렇고, 
선생님 눈에는 있는 듯 없는 듯한 그런 아이들.
 
아이들은 '질 수밖에 없는 게임'에 떠밀려 원치 않는 싸움을 해야만 하는 동물의 처지에서 자신의 모습을 본다. 
당장 내년에 고 3이 되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품고 있던 모든 꿈들이 '성적'이라는 현실에 좌절될 것이라는 거의 확실한 예감 때문에 종종 슬퍼지려고 한다.
성적이라는 잣대로만 인간 전체를 평가 받는 부당함을 온몸으로 느끼면서도
'다른 나라 가서 살 것 아니'니 남들 사는 것처럼 사는 거라고 자조하며 말한다.
 
포기하지도 그렇다고 마음 놓고 꿈꾸지도 못하는 고등학교 2학년.
마지막 담파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고교생들이 처해 있는 그 씁쓸함에 대한 이야기이다.
 
 
 
평범하지만 그게 정상은 아니에요
 
교바사 : 본인들이, 평범한 대한민국의 인문계 고등학생이라고 생각해요?
 
대진 :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것 같은데 다른 나라에서는 아닌 것 같아요.
 
은지 : 맞아요! 
 
교바사 : 그게 무슨 뜻이죠?
 
은지 : 딴 나라는 자유로운데, 우리나라는….
 
준하 : 개성을 존중 안 해 줘요.
 
대진 : 외국 애들이 우리나라 애들 '야자' 하는 걸 보면 깜짝 놀란대요.  
 
교바사 : 한국에서는 평범하지만 그게 정상적인 건 아니라는 말이군요. 오늘 평범한 고교생들을 힘들게 하는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본다면 어떤 걸 얘기해 볼 수 있을까요?   
 
대진 : 당연히 '공부'가 되지 않을까요?
 
준하 : 저는 중학교 때 엄청 놀았는데 이제 공부 좀 해야지, 하니까 잡히는 게 없어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예요. 왜냐하면 1차 방정식을 알아야 2차 방정식을 알 수 있더라고요. 그러니 할 수가 없어요.  
 
교바사 : 음…. 지금은 공부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준하 : 근데 안 하게 돼요. 습관적이어서요.
 
교바사 : 오늘 기말고사 보고 왔잖아요? 어때요, 시험 끝나고 나니?
 
대진 : 굉장히 자유로운 느낌이요.
 
교바사 : 아 끝났구나, 하는?
 
대진 : 네. 
 
준하 : 저는 망했어요. 사실 이번 시험 못 보면 아버지께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 하나를 강제로 억압하겠다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이제 학교 못 다닐지도 몰라요….
 
교바사 : 하하. 제일 좋아하는 게 학교 다니는 거예요?
 
준하 : 네. 학교를 너무 즐겁게 다녀 가지고…. 좀 우울하게 다닐 걸 그랬어요. 수업하는 것과는 상관 없이 그냥 막 재밌어요. 
 
교바사 : 왜 그럴까요?
 
준하 : 친구들이 있잖아요. 학교에 안 다니면 자기가 속해 있는 공동체가 없다는 거잖아요. 그건 견디기 어려울 것 같아요.  
 
교바사 : 음…. 시험 어때요? 어렵나요?
 
대진 : 네. 시험으로 애들 가르잖아요. 그러니까 어려운 문제도 많이 나와요.
 
교바사 : 공부에 관심이 별로 없어요?
 
대진 : 진짜 싫어해요. 왜 억지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시험도 왜 봐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학교에 앉아서 공부만 하고 있는 게 좀 그런 것 같아요. 다 공부만 좋아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교바사 : 그럼 뭘 좋아해요?
 
대진 : 공부 빼고 다 좋아해요. (웃음) 아무리 공부 좋아하는 사람도 어렸을 때부터 억지로 시키면 안 좋아할 것 같은데…. 저는 축구도 좋아하지만 노래를 좋아해요, 취미로요. 그냥 좋아해요. 그런데 학교에서 배우는 음악은 너무 학문적으로 깊이 배우는 것 같아요.
 
준하 : 바로크 시대에는 뭐가 있고, 낭만 시대에는 어떤 게 있고…. 솔직히 그런 걸 왜 배우는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성조 같은 것, '내림 바' 같은…. 그런 게 뭔 소용인지.
 
교바사 : 그래도 보통 예체능을 다른 과목에 비해서 좋아하지 않아요?
 
은지 : 하는 건 좋은데…
 
준하 : 수학이나 영어 같은 과목이 없었으면 예체능을 안 좋아했을 수도 있죠. 
 
교바사 : 하하하. 체육 시간이 부족하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어요.
 
준하 : 고 3은 아예 체육 시간이 없어요. 
 
대진 : 주 5일제 한다고 방학 줄이고 7교시까지 앉아 있기만 하고….
 
교바사 : 주 5일제가 되어서 평일 수업시간은 길어지고 방학은 짧아졌다는 거죠?
 
준하 : 네. 365일은 똑같은데 수업시수가 그대로니까 당연히 하루 수업이 길어지죠. 전에는 토요일 4시간을 수업으로 쳤는데 그게 없어지니까. 
 
대진 : 전체 수업일수 좀 줄였으면 좋겠어요. 
 
은지 : 회사원들만 좋지, 우리는 하나도 안 좋아.
 
교바사 : 차라리 토요일에 학교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준하 : 나는 토요일에 나갔을 때 재밌었는데. 안 그래?
 
은지 : 그때는 CA만 했어요. 
 
대진 : 맞아, CA 시간은 늘렸으면 좋겠어요.
 
수빈 : 주 5일제 되고 나서 CA 시간이 2시간으로 줄었어요. 원래는 4시간 했었는데.
 
준하 : 학생들이 좋아하는 건 다 줄었어요. 애들 흥미를 끌 수 있는 걸 해야 하는데.
 
대진 : 여가 생활도 하면서 공부를 해야 능률도 오르고 조금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요? 
 
 
학교와 학원 그리고 시험
 
교바사 : 시험 기간 어떻게 보내나요?
 
대진 : 벼락치기! 
 
은지 : 학원 가고, 독서실 가고. 아니면 학교에서 공부하고. 
 
교바사 : 다들 학원에 다니나요?
 
대진, 은지, 준하 : 안 다녀요!(수빈 혼자 고개를 끄덕끄덕) 
 
대진 : 얘(수빈)만 다니는 것 같은데요. 야, 학원 얘기는 네가 다 해. (웃음)
 
교바사 : 학원 많이들 다니는 줄 알았어요.
 
수빈 : 다니는 애들은 많이 다니고, 안 다니는 애들은 안 다니고. 
 
대진 : 억지로 다니는 애들이 더 많지 않나? 누가 학원 다니고 싶어서 다니겠냐?
 
교바사 : 학원을 안 다니는 소신들이 있나 봐요. 부모님이 가라고 안 하세요?
 
대진 : 제가 안 가겠다고 떼 쓰니까요. 
 
교바사 : 좀 의외네요. 학원에 안 다니는 친구들이 많아요?
 
대진 : 거의 다 다닐걸요?
 
은지 : 하나씩은 다 다녀요.
 
교바사 : 그럼 여기 모인 친구들이 특별한 사람들이네. 
 
대진 : 학원 가 봤자 집중도 안 하고 공부도 안 하는데요 뭘. 만날 땡땡이 치고. 
 
교바사 : 학원 다니는 사람이 끄덕끄덕 하네요. (웃음)
 
수빈 : 솔직히 학원 가도 잘 안 들어요. (웃음) 학원 수업 별로 안 좋아해요. 수업할 때 자습실에서 공부해요, 수업 안 들어요. 
 
교바사 : 학원에 자습실이 있어요?
 
수빈 : 네. 학원에 독서실이 있어요. ("우와….") 근데 어제 학원 끊었어요. (웃음) 
 
교바사 : 남들 다 다니는 학원을 안 다니는 여러분들은 어떻게 공부해요?
 
대진 : 저는 그냥 혼자 공부해요. 수학이나 영어 같은 것 빼고는 혼자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솔직히 수업은 별로 집중 안 돼요. 재밌는 선생님들은 집중이 잘 되는데 무조건 가르치기만 하는 선생님들은 졸려요.
 
수빈 :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고, 못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어요. 
 
준하 : 수업에 질서가 없는 경우도 있어요. 진도는 얼마 안 나갔는데 5분 남기고 프린트 빈칸 채우자고 하고…. 
 
수빈 :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 되지, 수학 같은 건 왜 배워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덧셈 뺄셈만 하면 되지….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만 하면 되지.
 
은지 : 관심 있는 사람만 하면 좋겠어요. 
 
교바사 : 시험 기간에는 어떤 게 제일 고민이에요? 
 
대진 : 점수. 이걸로 어느 대학 갈 수 있을까….
 
준하 : 대학에서 수시로 뽑는 인원이 70%나 되니까 무시 못 하죠. 수시는 내신이 많이 들어가니까요. 
 
교바사 : 정시는 많이 줄어든 거네요?
 
수빈 : 네. 그러다 보니 요즘엔 수능이 쉬워져서 '물수능'이라는 말도 있어요.
 
교바사 : 그래요? 아무래도 시험을 자주 보죠?
 
은지 : 1년에 모의고사 2번 보고 시험 6번 봐요. 수행평가 같은 것들도 있고요.
 
준하 : 올해 같은 경우에는 저희 학교가 학업능력성취도 평가 시범학교가 되어 가지고…. 근데 그 시험 제대로 보는 애는 아무도 없어요. 
 
은지 : 찍고 막 자고.
 
교바사 : 성적에 반영 안 돼서 그런 건가 봐요?
 
모두 : 네.
 
교바사 : 거의 모든 아이들이?
 
준하 : '거의'가 아니라 '다'요. 찍고 엎드려 자요.
 
교바사 : 요즘도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 같은 걸 하나요?
 
은지 : 반에 따라 달라요.
 
준하 : 제가 작년에 '야자' 해 봤는데, 솔직히 놀기에 너무 좋은 환경이에요. 감독 선생님도 없으니까 통제가 안 되는 거예요. 다 귀에 이어폰 꼽고 있어서 자기 목소리가 얼마나 큰 지도 잘 몰라요. 누가 말을 시작하면 거리낌 없이 막 떠들다가 아예 놀 사람 놀고, 잘 사람 자고….
 
교바사 : 그럼 왜 하는 거죠? 그저 학교에 있는 게 좋은 건가?
 
준하 : 그거죠, 집에 있으면 엄마 잔소리 듣기 싫으니까 학교에 있는 거겠죠. 
 
대진 : 공부할 생각은 있는데 안 되니까…. 공부 못 하는 핑계가 되게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내일 해야지.' '좀 있다 해야지….'
 
준하 : 남한테는 자비도 없으면서 자기한테는 관대해 지는 것 있잖아요. 남한테 잘해야 하는데 반대로 자기한테 막 잘하고. (웃음)
 
교바사 : 내년에 3학년이 되면 정말 정신 없겠네요.
 
대진 : 그렇죠. 
 
은지 : 어휴….
 
대진 : 사람은 다 다른데 똑같은 것으로 평가하려고 하는 건 이상한 것 같아요. 모두 다 공부를 잘할 수는 없는데…. 핀란드인가? 그 나라 보면 교육 수준이 1등 2등인가 그랬잖아요.
 
은지 : 근데 걔네는 웃고 있고, 우리는 울고 있고.
 
수빈 : 우리는 만날 공부만 하고 걔네는 놀면서 공부하고. (웃음)
 
교바사 : 스트레스가 많겠어요.
 
대진 : 시험 보면서 평가하는 건 누구라도 짜증 낼 걸요? 국회의원도 평가한다고 만날 시험 보면 짜증 낼 걸요?
 
 
질 수밖에 없는 게임
 
준하 : 솔직히 말해서 저는 전 세계가 이대로 멈춰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계속 발전하고 경쟁해 봤자 지금보다 행복해질 것 같지는 않아요. 
 
교바사 : 경쟁 스트레스가 많아요?
 
대진 : 좋아하는 일을 가지고 경쟁하면 능률이 오를 수 있을 텐데, 원치 않는 경쟁이라서….
 
준하 : 질 수밖에 없는 게임하는 느낌?!
 
대진 : 동물…, 그러니까 '소싸움' 같다고 해야 하나? 소는 싸움하기 싫건 말건 인간들이 싸움을 시키잖아요…. 경쟁하는 게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모두 다 공부만 가지고 경쟁하려고 하니까요. 시험은 그냥 공부 잘하는 애와 못하는 애들을 나누기 위해서 보는 것 같아요. 
 
은지 : 뭘 하더라도 공부를 잘해야 되는 것 같아요.
 
수빈 : 선생님들도 공부를 잘하는 애들을 좋아해요. 잘하는 애들만 챙겨 주고. 
 
교바사 : 어떨 때 그런 느낌 받아요?
 
수빈 : 똑같은 잘못을 하더라도 공부 잘하는 애들한테는 "무슨 이유가 있겠지." 하시고 못하는 애들한테은 "네가 그럼 그렇지." 하세요. 
 
대진 : 얼마 전에 외국어 과목에서 단어 시험을 봤거든요? 근데 옆 친구랑 틀린 문제가 똑같다고 둘이 선생님께 불려 갔어요. 저는 절대 베끼지 않았거든요? 친구가 결국 자기가 베꼈다고 했더니 선생님이 "말이 돼? 70점짜리가 3O점짜리를 베꼈다는 게?" 하시는 거예요. 지난 번 시험 때 제가 30점을, 그 친구는 70점을 받았거든요. 기분 나빴어요, 진짜. 
 
수빈 : "너는 딱 봐도 공부 못하게 생겼다"고 하시는 선생님도 있어요.
 
교바사 : 저런…. 공부 잘하게 생긴 얼굴이 따로 있는 건가?("그러게요!") 앞으로 진로에 관한 계획은 어떤지 궁금해요.
 
대진 : 고민이죠. 미래에 돈을 얼마나 버는지도 중요하잖아요. 근데 마땅히 할 게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교바사 : 대학은요?
 
은지 : 가고 싶긴 한데….
 
대진 : 가야될 것 같긴 해요. 
 
교바사 :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할 때 어떤 생각이 가장 많이 들어요?
 
대진 : 뭘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
 
교바사 : 다른 사람들은 어때요?
 
은지 : 저도 그런 거. 그러니까 그 직업을 오랫동안 할 수 있을까. 
 
수빈 : 저도 똑같은 것 같아요. 뭘 잘할 수 있을까.
 
교바사 : '성공'의 기준은 뭘까요?
 
대진 : 행복!  돈이 많은데 불행하면 돈만 많은 거잖아요.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해야 행복하지 않나? 남들이 다 한다고, 돈 많이 번다고 하면 별로일 것 같은데…. 
 
교바사 : 평소에 고민이 많은가 봐요.
 
준하 : 고민 많죠.
 
대진 : 점점 늙어가고 있어요. 고 2 때가 제일 고민 많은 것 같아요.
 
준하 : 고 3 때는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자기가 어떻게 될지…. 고 2 때는 (공부) 안 하자니 미래가 두렵고, (공부) 하자니 갈 길이 너무 먼 것 같아요. 어쨌든 막상 3학년 되면 현실적으로 다가올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좀 슬플 것 같아요. 
 
대진 : 어릴 때 뭐 하나 제대로 해 둘 걸, 하고 후회 돼요. 예를 들면 피아노라도 제대로 배울 걸….
 
준하 : 맞아, 맞아. 저는 어렸을 때 꿈이 이종격투기 선수였는데, 끝까지 못 했어요. 자꾸 몸이 말라서…. 
 
교바사 : 왜 그렇게들 생각해요?
 
대진 : 어중간하게 잘하는 것보다는 뭐 하나 잘하는 게 있으면 직업으로 삼을 수 있잖아요. 
 
준하 : 마치 '빽'을 얻은 듯한 느낌? '난 이거 잘하니까 괜찮아.' 할 수 있고.
 
 
딴 나라 갈 것도 아닌데
 
교바사 : 혹시 이런 낙에 산다, 하는 것이 있다면?
 
대진 :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체육시간! 
 
수빈 : 저도 뛰어 노는 것 좋아해요.  
 
대진 : 학교 안에만 있지 않으면 좋은 것 같아요.
준하 :  되게 답답해요. 하루 종일 거기(학교 안)에만 있으면.
 
교바사 : 근데 거기서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잖아요….
 
대진 : 어쨌든 공부하는 즐거움은 전혀 없는 것 같아요,
 
수빈 : 엄마한테 미안해서 하는 거지.
 
준하 : 맞아. 부모님한테 죄송해서 한 적은 있지.
 
교바사 : 이런 것들은 좀 달라졌으면 좋겠다 하는 것들도 있을까요?
대진 : 공부하는 게 좀 다양해졌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 있잖아요. 예를 들면 외부활동이나 체험활동 같은 걸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준하 : 선생님들이 만날 예산, 예산 하시거든요? '예산이 없어서' 실습이나 실험 같은 것들을 안 하는 경우도 많고 기대에 비해서 형편 없는 수준으로 할 때도 많아요. 그럴 때 말씀하시죠. 예산 때문에 그렇다, 지원이 안 돼서 그렇다, 어쩔 수 없이 내가 하는 것을 너희는 보기만 해라…. 과학도 1년에 서너 번 실험 할까 말까예요. 수행평가 때 겨우. 
 
교바사 : 이런 얘기들을 평소에 많이 나눠요?
 
준하 : 아뇨. 처음인 것 같아요. 우리 이런 얘기 했었나?
 
대진 : 기억이 잘 안 나.
 
준하 : 여자 얘기 하다가 삼천포로 엄청 빠져요. (웃음) 
 
교바사 : 어때요, 이런 얘기 해 보니까?
 
준하 : 이야기하는 대로 당장 바뀔 수 있다면 막 얘기 하겠는데, 그런 게 아니니까 무서워서 더 말 못 하죠. 다 그렇게 살고 있는데, 그렇게 살아야죠. 
 
은지 : 딴 나라 갈 것도 아닌데.
 
준하 : 다들 그런 심정으로 살고 있어요. 대한민국 고등학생들 다. 
 
교바사 : 오늘 힘든 이야기 해 줘서 고마워요. 다들 우울해진 것 같아서 미안하네요. 
 
대진 : 언젠가 바뀌겠죠. 이렇게 가다간 학생봉기가 일어날 지도. 
 
교바사 : 흠…. 학생봉기라….  
 
준하 : 근데 왜 학생들은 들고 일어나지 않을까? 군인이랑 머릿수도 비슷한데.
 
대진 : 군인들은 총이라도 있지.
 
준하 : 우리에게는 펜이 있다! (모두 웃음)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Me2Day로 보내기 게시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청소년 방담 인터뷰집 <담파> 웹북 
청소년 방담 <담파> - 제6화 취업과 진학 사이 
 
 
  • 오늘
    38
  • 어제
    776
  • 최대
    3,459
  • 전체
    1,016,063